북한 구축함 좌초 사고, 하루 만에 분석한 한국 스타트업 ‘텔레픽스’

텔레픽스는 플래닛의 슈퍼도브 위성을 이용해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한 구축함 사고 영상을 분석했다. 파란색이 전복된 구축함의 위치를 표시한 부분 출처:텔레픽스

 

위성 영상으로 파악한 진수 실패 사고… AI가 포착한 5000t급 전복

북한에서 진수 직후 전복된 신형 구축함 사고가 인공위성 영상과 인공지능 분석을 통해 빠르게 확인됐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국내 위성 AI 분석 스타트업 '텔레픽스(TelePIX)'가 있었다.

사고의 발단은 진수식 당일

이번 사고는 지난 5월 21일, 북한 청진조선소에서 발생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새롭게 건조된 5000톤급 구축함(‘최현급’으로 추정)이 진수 도중 바다로 전복된 것이다. 사고 당일 북한은 이례적으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엄중한 사고가 발생했다”고 인정했고, 이는 국내외에 큰 파장을 불러왔다.

정부·해외기관도 신속 대응… 그러나 분석의 선두엔 ‘텔레픽스’

사고 다음 날, 통일부는 사고 전인 5월 15일 촬영된 위성 사진을 공개했다. 또한 영국의 오픈소스센터(OSC)는 에어버스 위성 사진을 활용해 사고 직후 현장을 포착했다.

하지만 단순 사진 이상의 분석 결과를 빠르게 내놓은 주체는 국내 기업이었다. 바로, 위성 영상 AI 분석 플랫폼 ‘샛챗(SatChat)’을 보유한 텔레픽스다.

텔레픽스는 미국 플래닛랩스의 ‘슈퍼도브(SuperDove)’ 위성 군집이 촬영한 5월 20일과 22일의 영상을 인공지능으로 비교·분석했고, 이를 통해 사고의 구조, 각도, 작업 환경 변화까지 정밀하게 추정했다.

AI가 포착한 사고의 흔적

텔레픽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20일 영상에서는 특이사항이 없던 부두 주변이 22일 영상에서는 완전히 달라졌다.

• 수면 위 약 1600㎡에 이르는 불규칙한 물체
• 수면 아래 길이 130m로 보이는 그림자
• 기울어진 각도 약 60~70도 추정
• 파란 방수포로 가려진 선체 상부
• 주변에 새롭게 등장한 해상 크레인, 바지선, 유막 등

AI는 이를 종합해 구축함의 전도, 부분 침몰, 긴급 인양 작업이 빠르게 이어졌음을 분석했다. 또한 안벽과 겹친 구축함의 위치, 북안에서 남북 방향으로 재배치된 크레인의 움직임을 근거로 인양 준비가 본격화됐음을 추정했다.

사고 규모는?

보고서는 전복된 구축함이 수면에 기댄 각도와 위치 등을 토대로 전장이 약 130m, 폭은 약 15m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이는 ‘최현급’으로 불리는 북한 신형 구축함으로, 대함미사일, 어뢰, 방공레이더 등을 탑재한 대형 전투함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번 사고가 북한의 군사적 자산에 미치는 영향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김정은이 직접 참관한 행사에서 발생한 대형 사고라는 점은 체제 내부에도 적잖은 충격을 남겼다.

위성 AI 분석 시대의 도래

텔레픽스는 기존의 고해상도 위성 카메라 제조뿐 아니라, 자체 개발한 대형 언어 모델(LLM) 기반 위성 정보 분석 AI ‘샛챗’을 통해 정밀 자동 분석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이번 북한 사고에 대한 신속한 대응은 위성 AI 분석 기술이 안보·재난 분야에서 얼마나 빠르고 효과적인 대응 수단이 될 수 있는지를 입증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텔레픽스 측은 “항만 구조물이나 물류 흐름 전반을 위협할 정도의 2차 피해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선체를 인양하고 복구하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결론

북한의 전격적인 구축함 사고 공개, 인공위성을 통한 사고 현장 분석, 그리고 국내 AI 스타트업의 신속한 대응. 이 모든 흐름은 이제 ‘공간 정보’를 활용한 정밀 관측이 단순한 군사 영역을 넘어, 첨단 정보기술과 융합되는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상징한다.

앞으로도 한국의 위성 관련 스타트업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영향력을 넓혀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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