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물병을 제대로 씻고 있을까? 매일 쓰는 물병 속에 숨은 위협들

요즘은 환경 보호와 건강을 위해 다회용 물병을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그 물병을 제대로 씻고 있을까요? 퍼듀대학교의 식품안전 전문가 칼 벤케 교수는 한 번 실험해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합니다. 키친타월로 물병 내부를 닦았더니, 하얀색이던 키친타월이 탁해질 정도였죠. 물병 내부의 미끈한 느낌, 단순한 수분이 아닌 '박테리아가 쌓인 결과'였던 겁니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물병에서는 하루 사이에도 수백만 마리의 박테리아가 증식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 실험 결과, 성인이 사용한 물병 내부에는 한낮 기준 1밀리리터당 약 7만5000마리의 박테리아가 검출되었고, 24시간이 지나면 100만~200만 마리로 늘어났습니다. 이는 깨끗한 수돗물로 시작한 물병에서도 같은 결과였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박테리아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정답은 바로 '우리 자신'입니다. 물병에 입을 대고 마실 때마다, 입 안에 있는 500~600종의 다양한 박테리아가 물병 안으로 들어갑니다. 게다가 손 위생이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물병을 만지거나, 화장실 사용 후 손을 씻지 않으면 대장균 등도 쉽게 옮겨갈 수 있습니다.

 

한 번이라도 물 외에 단백질 쉐이크, 주스, 차 등을 넣은 경험이 있다면 더 주의해야 합니다. 이러한 음료는 박테리아에게는 최고의 먹이기 때문이죠. 특히 단백질이 많은 액체는 박테리아뿐 아니라 곰팡이도 빠르게 번식시킬 수 있습니다.

 

박테리아가 항상 위험한 건 아닙니다. 대부분은 무해하거나 유익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사람에겐 감염 위험이 있습니다. 특히 항생제를 복용 중인 사람은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져 감염에 취약하죠. 실제로 사무실 내 물병에서 항생제 내성균인 '클렙시엘라 그리몬티'가 검출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세척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은 다음과 같은 방법을 권장합니다.

1. 매일 액체 세제를 넣고 병을 흔든 후, 10분간 방치
2. 뜨거운 물(60도 이상)로 충분히 헹굼
3. 자연 건조 (수건으로 닦기보다는 완전히 마르게)
4. 주 1~2회는 솔, 식기세척기, 또는 표백제 활용

특히 뚜껑, 빨대, 입구 등의 '보이지 않는 부분'도 꼼꼼히 닦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입으로 마시는 병은 가급적 타인과 공유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플라스틱 물병은 세척이 어려운 구조일 경우 박테리아가 남기 쉬워, 전문가들은 유리나 스테인리스 소재를 추천하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에는 화학첨가제(BPA 등)가 포함되어 물에 녹아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죠.

 

아무리 좋은 재질의 물병이라도, 위생이 관리되지 않으면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습니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세척과 건조라는 기본을 지키는 습관입니다.

 

매일 건강하게 마시기 위한 첫 걸음, 지금 내 물병을 한 번 들여다보세요. 혹시... 냄새가 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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